…사진들은 단색이었다. 수십 년 동안 뇌우 방사나 태양광 방사를 겪어 판독 불가 상태가 되었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로비 말류틴은 자기가 말로 설명한 것을 눈으로 보여주고 자신의 장광설을 더 생생하고 이해하기 쉽게 만들려고 그 사진들을 이용했다. 그는 사진들을 언급하고 논평했지만 고개를 돌려 사진을 직접 보는 건 아주 잠깐뿐이었다. 자기가 잠시 눈을 돌린 사이 청중이 사라질까 두렵기라도 한 것 같았다. 그 사진들은 극도로 어렴풋하다 보니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어 루앙프라방 사진이 되기도 하고 광주 사진이 되기도 했으며, 사원 내부 사진이 되기도 하고 강기슭 사진이 되기도 했으며, 메콩강 사진이 되기도 하고 주장강 사진이 되기도 했다. 그렇게 두 번째 강연은 자연스럽게 첫 번째 강연과 연결되었다. 광주는 광저우라고 발음해야 합니다. 말류틴은 이 점을 무척 강조했고, 어떨 때는 청중에게 적극적인 참여를 요구하여 두 중국어 음절을 다 같이 따라 하라고 시키기도 했다. 한 음절은 상성(上聲)으로, 다른 음절은 음평성(陰平聲)으로 해야 했는데, 그는 그것을 여러 번 따라 하게 했다. 그러다 보면 별 의미 없는 사교적 잡담을 나누며 차를 마시는 시간이 되었다. 우리는 이제 목소리를 쓸 가치가 있는 생각은 일절 내뱉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