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려진 '붉은 별' 소프호스와 그 폐허와 통제 불능의 작은 원자로 근처에서, 일류센코는 바실리사 마라시빌리가 생의 마지막 순간을 지나가는 것을 보았다. 마치 감상과 고통을 즐기는 어떤 가학적인 운명이 강요하는 듯, 고통은 오래 끌었다. 마침내, 새벽이 오기 직전 바실리사 마라시빌리는 최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의 몸은 뻣뻣하게 굳었다가 다시 풀렸고, 일류센코는 그녀와 깍지를 끼고 있던 손가락을 풀고 그녀의 팔을 자연스럽고 평온한 자세로 몸과 나란히 놓아주었다. 그런 후 한 시간 동안 쓰러져 있었다. 슬픔에는 폐쇄되고, 오직 기초적인 감각들, 밤과 풀들의 축축함과 드물고 미세한 어둠의 갈라짐과 자신과 바실리사 마라시빌리의 몸이 내뿜는 악취에만 열린 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