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씨는 더 따뜻해졌지만 할망구들은 여전히 양가죽으로 몸을 감싸고 있었다. 카빈총*을 무릎에 얹은 채 책상다리로 앉아, 파이프에 채워 넣은 대마와 버섯의 냄새를 음미하는 데에만 정신이 팔린 듯 말없이 연초를 피웠다. 할망구들의 꼬질꼬질한 외투 자락에는 바로크풍 자수가 또렷이 보였고, 손과 뺨의 피혁같은 피부에도 자수가 또렷이 보였다. 아직 몸단장이라는 개념을 완전히 잊어버리지 않았던 것이다. 군데군데 몇 명은 사슬뜨기로 화장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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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총보다 총신이 짧고 가벼운 총, 기병총이라고도 한다.
* 옷감에 자수를 놓듯 피부에 자수를 놓아 일종의 반영구 화장을 한 것.